노래가 시간을 기억하기보다는 시간이 노래를 기억하기 시작했다.
어느 상황이 되면 떠오르는 노래가 있지만 이젠 노래가 영화의 짜임에 맞추어 기억되기 시작한 거죠.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직 잘 모르겠지만 말이죠.
어렸을 적 들었던 노래를 길거리에서 듣고 콧노래로 따라 부르며 그때를 떠올리는 기쁨을 저만 알고 있는 것일까요?
이제 사람들은 노래의 추억보다는 영화에 나오는 노래에 맞추어 기억을 해버리곤 하죠. 노래를 들으면 그때 나는 군대에서 머리 박고 듣고 있었던 거야 보다는 그 노래가 아마 어느 영화에 나왔었지 이렇게 말이죠.
이런 게 나쁜 건 아니지만. 자신의 기억마저도 순간이 아닌, 상황에 맞게 만들어진 다른 사람의 기억을 통해 알고 있다는 거죠. 무척 아쉽지만 나 또한 그렇게 기억되고 있어요.
접속이란 영화에서 나오는 Pale Blue Eyes(The Velvet Underground)란 노래도 피카다리 극장 옆 커피숍 2층에서 공중전화로 들려주던 그 노래만 기억나니깐요. 그 장면보다는 그때 같이 보던 그 사람이 기억나는게 아니라요.
이제 무디어져 가는가 봅니다. 그래야만 하는 거겠죠?



